현실과 이상 - 깨끗한 돈은 벌기 어렵다. - 더러운 돈이지만 쉽게 번다. - 쉽게 돈을 벌어서 많이 모으겠다. - 돈벌기가 쉬워지면 깨끗한 돈을 벌겠다.
마치 제논의 역설처럼.. 그냥 보면 그럴듯한 논리지만.. 돈을 모아, 카페, 사업을 한다는 논리는 모순되어 있다. 결국 카페나 사업도 돈을 벌기위함이기 때문에.. 그들이 돈을 쉽게 벌고 싶다는 전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즉, 쉽게 돈을 벌기 시작한 이상.. 그들이 다시 제대로 창업이나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쉽게 생각해서 도박 중독자들이 결코 자력으로는 도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겠다.
해결책없는 변명 - 배우지 못해서 직장을 못구한다. - 공부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
결국..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이런 자가당착적이고 분열적인 생각때문에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정신분열증에 이를지도 모른다.
오히려 이런 성매매 여성들에게 합법적인 생매매를 허용한다면.. 그들에게 오히려 유리할지 모른다.. 어쨌든, 갈등할 필요가 없어지니 정신건강에는 좀더 유리하지 않은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돌이킬 수 없는 파라독스의 문제 때문에, 결코 시작을 해선 안된다는 사실이다.. 이전에 선배가 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난다.
"오히려 힘들수록 正道를 가야만 한다."
[경남CBS 최호영 기자]
경남CBS는 2008년 겨울, 불황의 시기에 질병과 가난에 내 몰린 이웃들의 이야기를 '특별기획 2008 벼랑 끝 이웃들'로 다루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들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2011년 겨울, 하루하루를 시리도록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다시 만나본다. [편집자 주] 지난 11월 1일 새벽, 창원의 한 모텔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A(28)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모텔에 같이 투숙한 성구매자 B(33)씨로부터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된 것.
숨진 A씨는 4살 때 고아로 버려져 입양됐다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A씨는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지내왔다. 남들처럼 배우지 못해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묵고 있던 원룸 보증금을 갚기 위해 보도방 유혹에 빠져 들었다.
생명의 위협, 그리고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든 싸늘한 사회의 시선. 최악의 선택이지만, 돈이 필요해 오늘도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고 는 그녀들의 겨울 밤을 따라가 본다.
그녀의 직업은 '노래방 도우미'다. 전국 최대 유흥가 밀집지역인 창원시 상남동에서 이 일을 시작한 지도 6년이 넘었다.
그녀 역시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이 노래방 도우미를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한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재산으로 그녀는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했었다. 개업 초반에는 장사가 잘된다 싶었지만,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었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1억 가까운 빚만 떠앉게 됐다.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 당장 살길이 막막해졌다. 식당에서도 일을 했지만 한달 100만 원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었다. 결국 친구의 소개로 보도방의 유혹에 빠져 들었다. 해서는 안되는 최악의 선택이였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돈 때문이죠. 아이와 먹고 살기 위한 최소한의 돈. 가진 것도 없고, 이미 나이는 들었고, 돈 백만원 받아서 빚 갚고 생활하기도 벅차죠. 어쩔 수 없이 친구 소개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눈에서 금새 눈물이 흘렀다.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조금 넘었어요. 그나마 남편이라도 있었다면 힘이 덜 들었을텐데... 남편도 떠나고 사업도 망하니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스스로 죄짓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만…"
밤새 일을 하는 내내 집에 홀로 남겨놓은 딸 걱정이 제일 앞선다. 한적한 주택가에 따린 원룸이다보니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홀로 두고 온 딸이 있는데 마음이 좋겠어요? 상상이나 돼요? 주택 원룸이라 출근할 때 현관문을 잠그고 나오죠.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불안하죠. 딸이 잠을 자다가 깨어 울며 전화해서 엄마을 찾을 때, 피눈물이 나죠. 새벽에 집에 들어와 보면 딸 베개가 흥건히 젖어 있어요. 울다 지쳐 잠이 든거죠. 그렇다고 이 일을 안할 수도 없고…."
그녀는 오후 8시에 출근해 새벽 3시쯤 퇴근을 한다. 밤새 세 테이블은 기본이며, 많은 날엔 다섯 테이블 정도 뛴다.
노래에 맞춰 손님과 부둥켜 춤을 추며 술 시중을 든다. 성매매까지 이어진다.
모르는 남성이 추근댈 때마다 아직도 소름이 끼친다. 빚 갚고 집을 장만해야겠다는 억척스러운 마음에 꾹 참고 일을 한다. 몸이 망가져도 손에 쥔 돈을 보며 참는다.
"항상 두근거리죠. 낯선 남성에게 다가가 싫어도 싫은척 내색하지 않고, 기분 좋게 해 줘야 하는데…고통이 뒤따르죠. 손님 살갗이 닿을 때 소름이 쫙 끼치고, 이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돈을 빨리 모아야 겠다는 생각으로만 참고 일합니다"
그녀는 3년 뒤에 조그마한 식당을 낼 생각에 기대에 부풀어 있다. "가족들은 제가 술집 주방에서 일을 하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딸이 더 크기 전에 일 관두고 식당을 해볼까 구상 중에 있어요. 떳떳하고, 당당하게 돈을 벌고 싶죠."
그러면서 그녀는 한마디했다.
"여자로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후회되죠. 돈을 쉽게 만질 수 있다보니 도우미란 이 일을 쉽게 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 거죠. 정말 힘들 거든요. 처음 시작하는 도우미들 보면 시작한 사연이 어떻든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죠"
◈ "남들 시선 두려워 버스도 못탑니다"
짧은 치마와 짙은 향수를 뿌린 안나(35.가명) 씨도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한 지 4년이 넘었다.
거의 쉬는 날 없이 매일 술에 취해 있다 보니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간 수치가 높아 약을 달고 살고, 하루 한 끼만 밥을 먹으면서 위도 탈이 났다.
"새벽 4시에 퇴근하면 간단히 먹고 잠을 자죠. 거의 오후 4시까지는 꼼짝 안 하고 잠만 자죠. 일어나 밥먹고 또 출근하고…보건소 갔더니 간 수치가 높다고 해서 약을 받아왔는데, 밥을 먹어야 약을 먹죠. 밥보다 술을 더 많이 먹는데… 술이 주식이고, 밥이 간식이 되어 버렸네요"
그녀는 옷 장사를 하다 사업이 망하면서 신용 불량자라는 딱지가 붙고 말았다. 동업한 친구가 돈을 떼먹고, 사채까지 끌어 쓰다보니 빚이 5,000만 원을 넘어섰다.
죽고 싶었다. 이만한 돈을 모으기도 힘든데 갚아 나가야 할 생각에 그녀는 살아갈 자신마저 없었다.
"돈이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었죠. 아직도 빚이 남았습니다. 사실 노래방 도우미만큼 힘든 게 없는데… 배운 것이 없다 보니 다른 일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해도 저같은 상황에 몰리면…."
그녀는 버스를 타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다. 노래방 도우미라고 손가락질을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내가 술집에서 일하다 보니 남들에게 그렇게 보여질까 봐 버스 안 타는 거죠. 얼굴에 노래방 도우미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알아볼 것 같고, 쳐다보는 것도 부담스럽고…."
지난달 같은 지역에서 일하던 노래방 도우미 살해 사건은 그녀에게도 충격이었다.
"목이 졸려 죽었다는 얘길 듣고 소름이 끼쳐 몇 일간 일을 못했어요. 나도 그리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말 무서웠어요. 일하는 동료들이 손님한테 맞고 올 때도 많고, 심지어 잔을 집어 던지기도 하죠. 인격적인 대우를 전혀 받지 못하니까요."
그녀도 이른바 '2차'에 나선다. 보도방에 메인 몸이라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손님이 원하면 나가야만 한다.
"비참하죠. 단지 돈 때문에 하는거죠. 참고 견디는거죠. 이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남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실망을 많이 하죠. 특히, 결혼한 남자들이요. 우리도 떳떳하지 못하지만, 남자들이 찾으니까 이 일을 하는 거죠. 결혼요? 환상이 다 깨져 버렸어요."
그녀는 가족들에게 백화점에서 야간 물품 정리 일을 한다고 속이고 있다.
"이 일을 처음부터 좋아서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어요? 빨리 돈 작은 찻집이라도 열 수 있었으면, 그래서 빨리 이곳을 벗어 나고 싶어요"
그녀는 6남매 중 막내다. "어렸을 때부터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거든요. 저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밥을 먹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정말 그리워요…." isaac0421@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