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과거 북한을 방문했던 새누리당 대선 주자인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를 겨냥해 "필요하다면 남측의 전직, 현직 당국자들과 국회의원들이 평양에 와서 한 모든 일과 행적, 발언들을 전부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이날 이명박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한 '공개 질문장'에서 "현 청와대와 행정부, 새누리당 안에도 우리와 내적으로 연계를 가진 인물들이 수두룩한데 종북을 떠들 체면이 있는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평통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2002년 5월 방북 당시)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접견을 받고 주체사상탑과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비롯한 평양시의 여러 곳을 참관하면서 친북 발언을 적지 않게 했다"고 했다. 이어 "정몽준·김문수 등이 우리에게 와서 한 말을 모두 공개하면 온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평통은 또 과거 비밀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장세동·서동권 안기부장을 언급하며 "비밀 특사를 평양에 보내 우리와 내적 접촉을 하고 우리의 혁명 성지들을 돌아보고 진상품까지 바친 역대 통치배들은 종북이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2002년 방북에서 종북 발언을 한 게 없다. 북한은 공개할 게 있으면 즉각 공개하라"고 말했다. 김 지사 측은 "2008년 방북 때 북측에 '신라 경순왕처럼 항복을 하든가 중국의 덩샤오핑처럼 정치·경제를 분리하든가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정 전 대표 측은 "북한은 대선을 앞두고 우리측 정치에 개입하기 위한 노골적 협박을 중단하라"고 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 대선에 정면 개입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또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수세에 몰린 국내 종북세력을 향해 '너희의 투쟁이 외로운 게 아니다'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