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모공에 관련 글이 있어서 관련 내용을 간단하게 써볼까 합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2.3(진저브레드) 이전까지는 PC 연결 시 일반적인 이동식 디스크(UMS)로 인식되서 사용했습니다. UMS로 연결될 경우 폭넓은 호환성(PC / 맥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전제품들도 인식이 가능합니다)과 속도가 가장 큰 장점으로 발휘되었죠.
그러다가 태블릿용 안드로이드인 3.0(허니콤)부터 MTP라는 연결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MTP는 4.0(ICS)과 4.1(젤리빈)도 계속 안드로이드의 표준 PC 연결 인터페이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MTP는 MS가 만들었고 MS의 윈도우 플레이어 안에 종속되는 규격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UMS처럼 폭넓은 호환성을 갖는것도 아닌데, 윈도우 xp/비스타/7에서만 인식이 됩니다. (8은 리테일 판매가 시작이 안되서 일단 제외)
ms 윈도우라 하더라도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가 없으면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호환성에 있어선 쥐약인 규격이고 맥에서 쓰려면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파일 트랜스퍼란 별도 프로그램을 써야 인식이 되죠.
1. UMS의 단점이자 MTP의 장점은?
그럼 여기서 드는 의문. 안드로이드는 PC 연결 인터페이스를 왜 변경했을까요? 물론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부터 언급되어야겠죠?
우선 UMS의 가장 큰 단점. 안드로이드 내부에서(PC 연결이 안 된 상태에서) 합리적인 파일 시스템의 관리가 안 됩니다. 크게 두 가지의 사례가 있습니다.
1) 어플을 설치했을 때 어플이 설치된 경로가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2) 디스크 내부의 DB 작업이 없기 때문에 별도 DB 구축 작업이 필요하다
1)의 경우 안드로이드 초기부터 많은 고민과 불만 등이 쌓여있는 부분입니다. 디스크 안에서 사용자 궈한을 넘어서는 파일 제어가 안 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는 어플이 설치될 공간을 별도 파티션을 통해 관리하고 있었고 이 결과 내부 메모리의 파티션이 쪼개지는 문제점이 발생하니다.
갤럭시 S2를 예로 들어봅시다. 기억이 맞다면 내부 어플 설치 공간으로 1.8GB 정도가 할당되었을 겁니다. 갤럭시 S2의 내부 메모리는 16GB인데 이 중 1.8GB는 사용자가 못 쓰고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하기 위한 별도 공간으로 예약된 셈이죠.
초기 안드로이드 기기들은 이 공간이 너무 협소해 마이크로 SD로 32GB까지 늘려도 앱 설치 공간 부족으로 인해 어플 설치가 안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고 갤럭시 S처럼 내부 앱 설치 공간을 넉넉하게 잡아도 사용자가 그만큼의 앱을 설치하지 않으면 그냥 죽는 공간으로 되기 때문애 이래저래 문제라 할 수 있는 부분인 셈이죠.
하지만 MTP로 전환하면 안드로이드 OS에서 강력한 파일 제어 권한을 갖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갤럭시 S3를 예로 들면 32GB의 내장 메모리 안에 그냥 사용자 데이터와 앱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PC에 연결해서 탐색기로 내부 메모리를 보면 내부 메모리의 모든 내용들이 공개되지 않죠. 즉,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사용자가 건들지 않게 만들면서도 내부 메모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MTP이기 때문에 MTP를 표준 인터페이스로 사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일이나 폴더 속성을 히든으로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의 UMS는 내부 메모리를 쪼개 앱 설치 공간을 별도로 할당해야만 한다.
- MTP는 하나의 통짜 메모리 안에 앱과 기타 컨텐츠(사진, 음악, 영상, 문서 등)를 모두 관리할 수 있다.
내부 메모리가 32GB짜리인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S3를 비교하면 좋을것입니다.
노트의 경우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은 23GB정도고 거기에 2GB 가까운 별도 앱 설치 공간이 따로 할당되어 있으며
S3는 실세 사용 가능한 공간이 25GB정도고 이 용량 안에 앱을 포함한 모든 컨텐츠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2)의 경우는 약간의 오해가 있는 부분인데요, MTP는 속도가 느리다.. 라는게 오해의 핵심입니다.
확실히 MTP는 UMS에 비하면 속도가 느릴겁니다. 대신 UMS에선 반드시 해야 하고 MTP에선 안 해도 되는 작업이 있습니다. 바로 미디어 스캐닝입니다.
UMS는 메모리 내부를 DB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PC와의 연결이 끊기면 내부 메모리를 DB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이 과정을 미디어 스캐닝이라 부릅니다.
MTP는 파일을 복사하면서 DB가 구축되기 때문에 PC와의 연결이 끊어진 후 별도의 미디어 스캐닝 작업 없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대신 속도가 좀 느려지겠죠.
이 정도가 UMS의 단점이자 MTP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어떤 기기는 UMS / MTP 선택이 가능하고 어떤 기기는 MTP만 선택이 가능한 이유
두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첫 출시가 진저 이하로 나온 제품들은 필연적으로 앱 설치를 위한 별도 파티션이 존재하기 때문에 ICS로 업데이트 하더라도 UMS를 여전히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대신 적어도 1-1)의 혜택을 못보고 1-2)도 경우에 따라선 혜택을 못 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2) 첫 출시부터 ICS로 나왔지만 별도 앱 설치 파티션이 살아있으며 여전히 UMS를 지원하는 경우 (HTC ONE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ICS로 나왔지만 내부 메모리 구조는 진저꺼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즉, 진저로 출시된 노트는 ICS로 업데이트 되더라도 기본 내부 메모리 구조는 진저와 같기 때문에 UMS/MTP 선택이 가능한 대신 MTP의 장점이 상당히 희석된다고 보면 되고
ICS로 출시된 갤3의 경우는 UMS 옵션은 쓸 수 없지만 MTP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HTC ONE S의 경우... HTC가 뭔짓을 해놨는지 앱 설치 영역 + 기타 영역 다 떼어내고 실제 사용 가능한 사용자 공간은 9GB정도 밖에 안되는데요.. 내장 16GB에 확장이 안되서 환장할만한 내부 저장 공간을 제공하고 있죠 -_-)
3. 삼성의 뻘짓: 삼성만 맥 연결이 불가능 -_-;;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MTP는 MS의 고유의 규격이기 때문에 그 외의 OS나 가전제품에선 거의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맥의 경우 구글이 직접 안드로이드 파일 트랜스퍼라는 맥용 앱을 제작해 배포중인데요..
희한하게 삼성 제품들은 이걸로도 인식이 안됩니다 -_-;;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들은 이걸로 인식이 되던데 삼성만 안되더군요 -_-a (맥용 KIES를 쓰면 된다는데 삼성 국내 홈페이지에선 이거 아예 없다는 소문이.. 물론 구글로 뒤져서 깔면 되긴 할겁니다)
KIES로도 쓰면 되지 않겠냐라고 하실분도 있지만.. 몇몇 맥 - 안드로이드 앱들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파일 트랜스퍼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앱이 있습니다. 맥용 아이튠즈를 안드로이드와 연동시켜주는 iSynr이 대표적인데요, 삼성 제품들은 안드로이드 파일 트랜스퍼로 작동할 수 없어서 맥용 iSyncr로 아이튠즈와 갤럭시 시리즈를 연동시킬 수 없습니다 -_-;; (PC용 iSyncr은 가능)
4. 진저 기기 중에서도 MTP를 지원하는게 있다?
있슴다... 노트의 경우도 진저때부터 MTP / UMS를 선택해서 쓸 수 있었고 소니에릭슨(현 소니)의 진저 기반 기기들도 모두 두 가지 옵션을 전부 제공하죠.
여담으로.. MTP를 만든곳은 MS인데 정작 윈도우폰 7들은 MTP를 지원하지 않죠 -_-a (엄밀히 말하면 윈폰 7도 MTP 기반인거같긴 한데 MS가 요리조리 다 숨겨놔서 PC는 준 플레이어에서만 인식하게, 맥에선 윈폰7 커넥터에서만 인식하게 만들어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