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고치고 들어온지 2년이 지났습니다.
한번씩 깜박거림 증세를 보이던 주방의 형광등이 결국 또 다시 깜박거리다가 불이 안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시는 아저씨가 와서 보고는 안정기가 나갔기 때문에..
안정기만 사다 놓으면 갈아주시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의 몇 군데 철물점에 들렀습니다.
홈플러스까지 갈 필요를 못 느꼈고, 그냥 동네 가게에서 사서 가격도 알아볼겸 했던겁니다.
안정기만 파는 철물점은 잘 없어서.. 3번째 가게에서 결국 안정기를 찾았습니다.
인기척이 있어도 방안에서 나와보지도 않던 주인아주머니는..
내가 불러서 안정기를 달라고 하자.. 제품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거 얼마에요?"
만오천원이랍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비싸서,
"이건 왜 이리 비싸지요?"라고 물어봤습니다.
아주머니는, "이건 형광등의 심장과 같은 거에요.... " 라면서 그리 의미없는 말을 길게 합니다..
고등학교 기술을 배운 대부분의 남자들이 안정기를 모를턱이 있을까요?
두개가 필요해서 3만원을 주고 샀습니다. 카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 마침 지갑에 딱 3만원이 있었습니다.
..
"이거 얼마 주고 샀어요?" 라고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한개 만오천원해서 두개 삼만원에 샀어요"
아저씨는 놀라셨습니다.
"이거.. 4천원 정도..많이 줘도 7-8천원하면 사는 건데.. 도대체 어디서 사신거에요?"
나도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아내에게서 그 이야길 들었습니다.
..
뭐.. 제가 그냥 보면.. 좀 어리숙해(착해?) 보이긴 합니다.
제 외모 때문에 저는 그 철물점 아줌마에게 무려 2만원을 바가질 쓰고 물건을 구입했던 겁니다.
그 철물점은 아파트 옆에 있는 시장 입구에 있는 가게입니다.. 뭐..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서 만약에 이런 바가지 상술 이야기가 소문이 나면..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나는 놀랐습니다.
아직도.. 사러 온 사람의 관상을 보고 적당히 바가지를 씌우는 상술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니..
솔직히 요즘은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해보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고(물론 저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지요), 그냥 대형할인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규모 영세 오프라인 상점들이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가격과 경쟁은 안되더라도..
적정수준의 정찰제를 시행하고,
좋은 제품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준비해 두어서,
소비자들이 믿고 살수 있도록 신뢰를 쌓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텐데..
눈앞의 이익만 생각해서..사람을 가려가며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그런 아줌마 같은 사람들이 있으니 결국 오래 가지 못하는 것 아닐까요? 저처럼 한번 크게 바가질 쓴 걸 알게 된 사람이 그 가게를 찾을까요? 다른 사람들에게 뭐라고 그럴까요?
요즘 대형마트의 횡포가 심해져서, 동네 주변의 가게들이 힘들다고 하지만..
동네 가게 주인들의 .. 선진국적인 의식 수준 향상 없다면.. 결국 소비자들은 그들을 외면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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