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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재미있고 한해를 돌아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닥치고, 너 맞는다, 쫄지마… 한국 사회 말 짧아지고 格 떨어졌다
| 2011/12/28 03:13
SNS 영향 때문일까. 2011년 세상의 말도 짧아졌다. '나꼼수' 진행자이자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씨의 '닥치고 정치'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신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에 오른 최강희 감독도 "우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 프로축구 우승 비결이라고 꼽았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도 '입 닥칠'을 입에 올렸다. '닥치고'가 장악한 2011년 세인의 귀를 자극하고 사로잡고 설득했던 말을 모았다.
정치 - MB "우리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
▲“내가 대통령이면서 (경제) 위기를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명박 대통령·9월 미국 시애틀 교포 간담회에서. 경제위기 조기극복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위기에 내몰린 국민 앞에서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우리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명박 대통령·9월 대선자금을 안 받았다는 취지로 한 말)
▲“병 걸리셨어요?”(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9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장이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추월한 데 대한 생각을 거듭 묻는 기자에게. 박 전 대표는 다음 날 “표현이 적합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세력이다.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안철수 원장·9월 서울시장 출마 검토할 무렵)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안철수 원장의 ‘정치만 하는 분보다 내 능력이 뛰어나다’ 등의 발언에 대해)
▲“너 그러다 맞는다.”(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7월 측근 의혹을 묻는 기자에게)
▲“옷만 입은 이완용인지 모르겠다.”(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10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손학규 같은 야당 처음 봅니다. 잘 몰라서 묻는 건데 한나라당에서 파견되신 분… 맞죠?”(소설가 공지영·11월 트위터에)
▲“진짜 효자.”(조국 서울대 교수·10월 한 네티즌이 서울시장 보선 기간에 부모님을 온천에 보내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답한 글. 노인폄하 논란이 일었다)
▲“가카(각하)는 절대 그런 분이 아니다. 쫄지 마.”(10월 인터넷 라디오방송 ‘나꼼수(나는 꼼수다)’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매회 인신공격을 할 때 추임새처럼 넣은 말)
사회 - 곽노현 "2억원은 형제애로 준 긴급 부조"
▲“선관위 홈페이지를 때리삐까예(때려버릴까요)?”(최구식 의원 비서 공모씨·10·26 재보선 전날 서울 강남의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던 중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김모씨에게)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최은배 부장판사·FTA 비준 동의안이 통과되자 11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비난하며)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방송통신위원회의 SNS 심의 논란에 대해 12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을 운동하듯 3판 양승으로 합니까?”(양승태 대법원장·10월 1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재판이 2심과 3심까지 거듭되면 낭비만 늘고, 결론이 바뀔 때마다 국민 불신이 생기기 때문에 하급심 재판을 강화해야 한다며)
▲“2억원은 형제애에 기초해 준 긴급부조.”(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서 사퇴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준 데 대해 9월 10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절대로 내가 ‘아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증명해 드리고 싶다.”(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7월 31일 주일 예배 설교 중 교회 관련 재단에 가족과 측근 인물을 기용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반박하며. 아간은 구약성경 ‘여호수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전리품 중에서 외투와 금덩이를 빼돌린 인물.)
경제 - 김중수 "먹다 죽은 사람 봤지만 일하다 죽은 사람 못 봤다"
▲“제가 귀신에 홀렸는지…. 경솔한 발언이었습니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11월 14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특위에서 ‘고용 대박’ 발언을 사과하면서)
▲“은행들 절대 믿지 말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김석동 금융위원장·8월 간부 회의에서 외화 유동성 상황을 점검할 것을 주문하면서)
▲“사흘을 꼬박 새우지 않은 사람하고는 얘기하지 말아라. 담배 피고 술 먹다 죽은 사람은 봤지만 일하다 죽은 사람 못 봤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3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부하직원들 일 너무 많이 시켜서 악덕 고용주라는 말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 분이 좀 풀리고 (한·미 FTA를 둘러싼) 논란을 끝낼 수 있다면 날 밟고 가도 좋다.”(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11월 29일 ‘매국노’로 비난하는 FTA 반대론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부산시민들 사이에선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강도원’ 아니냐는 말 나온다.”(한나라당 이주영 의원·5월 국회에서 저축은행 사태 해결을 위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만나서 금감원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동반성장위의 이익공유제 구상에 대해) 내가 어려서부터 기업가 집안에서 자랐고 학교에서도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그런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누가 만들어낸 말인지,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도대체 모르겠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월 1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앞서)
국제 - 오바마, 빈 라덴 사살 후 "정의가 실현됐다"
▲“내 묘비에 ‘최고 부자 잠들다’라고 기록되는 데는 관심 없다. 오늘 밤 잠자리에 들 때 ‘오늘 굉장한 일을 해냈지’라고 말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10월 췌장암으로 사망한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 그는 “다르게 생각하라”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등 잠언 같은 명언을 여럿 남겼다)
▲“소테가이(想定外·‘예상 밖’이란 뜻)”(3·11 일본 대지진 당시 8.9m 높이의 쓰나미와 원자로 폭발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현으로 올해 일본 최고의 유행어. 매뉴얼대로 준비한 ‘상정내(想定內)’ 사태에는 제대로 대응하지만 ‘상정외(想定外)’, 즉 매뉴얼에 없는 사태에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일본사회의 경직성에 대한 반성을 담은 단어)
▲“우리가 99%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간 1%에 저항한다.”(9월 17일 미국 뉴욕 주코티 공원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미국의 빈부격차 확대와 금융가의 탐욕을 비판하며 외친 구호)
▲“정의는 실현됐다(Justice has been done).”(오바마 미국 대통령·5월1일 파키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을 확인한 직후)
▲“악마가 한 인간을 죽일 수는 있지만 인류를 패퇴시킬 수는 없다. 오늘 행진은 민주주의와 관용, 화합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7월 22일 우토야섬에서 이민자 포용정책에 불만을 품은 안데르스 브레이빅이 총기를 난사해 160여명을 사상케 한 사건 후 추모식에서)
▲“거리에 시위 같은 건 없어. 온 국민이 나를 사랑하니까.”(카다피·반정부 시위 발생 직후인 2월 말, 트리폴리로 초청한 외신 기자들에게)
▲“너희가 나에게 왜 이러는가. 쏘지 마.”(카다피·고향 시르테에서 시민군에게 사로잡히자 죽이지 말라고 애원하며. 그는 내전 중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의 아들, 리비아 공습을 중단해 주오”라고도 했다)
스포츠·연예 - 조광래 "조기 축구 감독 해임도 아니고…"
▲“조기 축구회 감독 해임하는 것도 아니고….”(조광래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12월 8일 해임 통보를 받은 후)
▲“우리는 언제나 ‘닥공(닥치고 공격)’이지 뭐.”(최강희 프로축구 전북 현대 감독·우승 비결 묻는 질문에. 전북 현대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67골, 경기당 2.235골로 역대 최고 평균득점을 기록했다)
▲“뭐가 불륜이냐. 대체 누가 불륜이라고 하냐. 불륜은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말하는데, 난 감옥 갔다 온 게 치부다. 그 이상 치부가 뭐가 있느냐. 게다가 벌써 35년 전 일이다. 사랑이란 다 아름다운 거 아니냐?”(배우 신성일·12월 14일 TV조선 시사토크쇼 ‘판’에 출연, 아나운서이자 연극배우였던 고 김영애씨와의 열애 사실을 말하며)
▲“제 얼굴을 본들 시청자 여러분께서 어찌 맘 편히 웃으실 수 있겠습니까?”(개그맨 강호동·9월 세금 과소납부 문제가 불거진 뒤 잠정은퇴를 알리는 기자회견장에 나와 울먹이며)
▲“은퇴 이후 힘겹게 얻은 최소한의 보금자리와 처음으로 누려보는 평범한 일상을 보호받고 싶었습니다.”(가수 서태지·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이지아와의 결혼을 비밀에 부친 이유를 설명하며)
▲“집권 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공천받아 여당 텃밭에서 출마하면 된다.”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 돌아다니며 할머니들과 악수만 하면 된다.” “공약을 얘기할 때 다리 놔준다든가 지하철역 개통해준다든가 말로만 하면 된다.”(개그맨 최효종·10월 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에서 ‘국회의원 되는 법’이라며 쏟아낸 풍자 멘트)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