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고 나서 유명인사 됐어요”
  • 책쓰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사람들
  • 자기 분야에서 1권만 내도 전문가로 인정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싶다면 책쓰기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 한 분야에서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적어도 1권만 내면 어느 정도 세상에 이름을 알릴 수 있고 3권까지 출간하면 전문가로서 입지를 탄탄히 굳힐 수 있다.

자기만의 책쓰기를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 단계 더 자신을 도약시키고 삶을 다방면으로 확장시키고 싶었던 간절함이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다. 사진_ 서민영 기자


  표지에 선명히 박힌 이름 석 자. 여기에는 그동안 살아온 흔적, 노력해 거둔 성과, 쌓아 올린 경력과 지혜가 응축돼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자기만의 책쓰기를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서점에 나가 보면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는 물론이고 평범했던 직장인, 살림만 하던 주부, 이제 겨우 청소년기에 들어선 학생,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한층 다양해진 저자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위치에서 한 단계 더 자신을 도약시키고 삶을 다방면으로 확장시키고 싶었던 간절함이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다.
  하지만 전업 작가가 아닌 이들에게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부족하다는 생각에 툭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모질게 맘먹고 실천에 옮겼다가도 금세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그래도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싶다면 책쓰기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는 게 성공책쓰기코칭센터 조영석(43) 대표의 말이다. 그는 “한 분야에서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적어도 1권만 내면 어느 정도 세상에 이름을 알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3권까지 출간한다면 전문가로서 입지를 탄탄히 굳힐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조 대표에 따르면 책을 내고 난 후의 뿌듯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내적으로 부쩍 성장한 자신과 조우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강의나 칼럼 집필, 후속 출판을 요청하는 등 생각지 못했던 기회도 무수히 창출된다. 
  조 대표는 “처음 1권을 내는 게 어렵지 일단 한 번 내고 나면 2권, 3권 연달아 내는 일은 갈수록 수월해진다”며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가 알려주는 책쓰기 요령만 따라 해도 도움이 될 듯하다.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 주제를 잡고 구체적인 독자를 파악하는 것, 주제와 독자에 부합하는 분야를 정하고 형식과 목차를 정하는 것, A4 용지를 기준으로 매일 2장씩 꾸준히 쓰는 게 그것이다. 실제로 그의 도움을 받아 막연했던 책쓰기의 꿈을 구체화시킨 이들의 생생한 증언은 같은 목표를 가슴에 품은 이들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해 줄지 모른다. 

“책을 내고 인생이 바뀌었다”
  박성원 프랜차이즈창업연구소장

“책을 쓰고 싶다면 꿈만 꾸지 말고 당장 실행하라. 자기만의 색다른 얘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책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사진제공_ 프랜차이즈창업연구소


  평소 책읽기를 좋아해 가리지 않고 다독하는 편이며 뭔가에 관심이 생기면 그 분야의 책부터 찾아 읽는 박성원(34) 프랜차이즈창업연구소장.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적어도 1권의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도 글쓰기와 책쓰기에 관한 책부터 찾아 읽었다.
  하지만 책과 친하다고 해서 책쓰기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부족한 자신감이 앞을 가로막았다. 겨우 30대 중반, 책을 쓰기에는 지식도 연륜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주저했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 10년을 몸담았으면 누구나 전문가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 집필에 착수했다. 
  두 번째 장애는 부족한 시간. 회사에 얽매인 몸이라 책 쓸 시간을 여간해선 내기 어려웠다. 어린 자녀가 셋이나 되니 아이들이 깨기 전 이른 아침에 쓰고 잠든 후 늦은 밤에 쓰는 식으로 시간을 잘게 쪼개 썼다. 세 번째 장애는 회의감. ‘과연 책으로 출간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에 수시로 시달렸다. 몸과 마음이 지쳐 내팽개치고 싶은 날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고통의 시간을 1년여 보내고 지난해 여름 드디어 그의 책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10년간 근무한 경력을 살려 성공하는 가맹점의 비법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공개했다. 폐업이 줄을 잇는 살벌한 창업 현장에서 손님이 길게 줄을 서는 가맹점의 성공 사례와 특징을 예리한 시선으로 잡아낸 게 주효했다. 
  그러나 출간 후에도 한동안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서점에서 자신의 책이 진열되고 판매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뿌듯함과 감동이 밀려왔다. 그리고 바빠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생각에 과감히 독립을 선언했다. 막연했던 창업의 꿈이 책 덕분에 크게 앞당겨지는 순간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책이 주는 힘은 상상외로 강력했다. 일터에서나 사적인 자리에서나 전문성과 신뢰감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책 덕분에 인생이 180 바뀐 것이다. 
  올해 안에 그는 2번째 책을 출간한다. 첫 책을 좀 더 심화시켜 내용에 무게를 실었지만 상대적으로 편하게 쓰고 있다. 알게 모르게 책쓰기에 내공이 쌓인 것이다. 내친김에 앞으로는 1년에 1권씩 꾸준히 책을 낼 요량이다. 
  책쓰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라”고 주문한다. 전문 분야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도전할 수 있지만 자기만의 얘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책의 소재가 될 수 있다면서. 

“책쓰기는 글쓰기와 다르다”
  박미애 비비플랜 대표

“글솜씨가 다소 부족해도 전문성이 있고 알맹이가 튼실하다면 찾아주는 독자들이 있다.” 사진제공_ 비비플랜


  인터넷 마케팅 전문가 박미애(30) 대표는 블로그를 종횡무진 누비며 ‘친절한 미녀 강사’로 유명세를 타는 인물이다. 블로그에 수시로 글을 올리며 지난해엔 책도 냈지만 사실은 20대에 들어서야 독서에 재미를 붙였을 정도로 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책까지 낸 건 마케팅 관련 강의를 3년여 해오는 동안 맛깔스런 강의를 책으로도 접했으면 좋겠다는 교육생들의 요구가 이어지면서부터다. 글쓰기 훈련을 3개월여 받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워 그림의 비중이 높은 책을 구상했다. 전문성을 살리는 책이니 글솜씨보다는 주제와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부족한 자신감을 조금은 메워 줬다. 
  하루에 두세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 분량을 채우거나 책이 나올 때까지 친구들도 덜 만나기로 작정하고 주말을 최대한 활용했다. 모든 게 힘들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웠던 건 출판사의 요구였다. 원고를 보내면 “내용을 바꿔 달라” “분량을 늘려 달라” “사례를 넣어 달라”며 끊임없이 재촉해 와 도무지 진도를 나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면 출판사 덕분에 더 깊이 있게 탐구하며 결과적으로 좋은 책을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인터넷 마케팅 전문가의 시각으로 잘나가는 블로그 만들기 비법을 공개한 책이 그 덕분에 독자들과 만나게 됐으니 말이다. 
  책이 서점에 깔리자 기대했던 대로 여기저기서 강의 문의가 늘어났다. 급기야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독립된 강의도 개설했다. 책을 보고 수강생이 꾸준히 찾아들었고 정기적으로 투고하는 기회가 찾아오는 등 새로운 일거리가 밀려들었다. 서점에 들렀다가 직원으로부터 “요즘 잘나가는 책”이란 말을 들을 때면 당장이라도 날아갈 듯 가슴이 벅찼다. 
  요즘 그녀는 새로운 책을 구상 중이다. 개인 브랜딩, 소기업 마케팅 등 관련 서적을 꾸준히 선보일 작정이다. 자서전을 출간해 20대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바람도 갖고 있다. 책을 내고 싶지만 망설이는 이들에게 그녀는 블로그를 통해 짧은 글을 쓰는 훈련부터 해보라고 권한다. 매일 조금씩 얘기를 올리고 나중에 이를 모아 책으로 엮는 것이다. 글쓰기에 자신 없다는 이들을 위해서는 “책쓰기와 글쓰기는 다르다”는 주문을 외워준다. 글솜씨가 다소 부족해도 알맹이가 튼실하면 찾아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얘기다.

“책쓰기는 자기계발의 최고 단계”
  고아라 (주)내발꼬락 대표

“책을 쓰는 과정에서 내공이 깊어진다. 자기계발 서적 수십 권을 읽는 것보다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1권 내는 게 자기계발에 더 효과적이다.” 사진제공_ 내발꼬락


  고아라(31) 대표는 운동화 판매의 달인이다. 지마켓을 필두로 주요 온라인 장터에서 2006년부터 운동화를 팔아 온 그녀는 수년에 걸친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과 창업 강의를 병행하는 팔방미인이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지난해에 불현듯 찾아왔다.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2년째 강의에 매진하는 중이었다. 젊은이들이 온라인 창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의외로 부모 또래의 어르신들이 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강의를 듣고 싶어도 형편상 듣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읽어도 혼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책 한 권으로 저렴하게 필요한 내용을 흡수해 가도록 하기 위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아 책쓰기코칭센터를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출판기획안을 만들어 관련 분야의 출판사에 보내자 몇 곳에서 관심을 보이며 연락해 왔다. 
  전문가의 체계적인 도움 덕분인지 원고는 불과 4개월 만에 탈고했다. 하지만 출판사와 의견을 조율하며 다듬는 데 5개월이 추가로 소요돼 총 9개월 만에 책이 발행됐다. 일과를 꼬박꼬박 기록하는 평소의 습관이 큰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고생 끝에 책이 나오자 지인들이 먼저 아는 척을 해 왔다. 서점에서 우연히 그녀의 책을 보고 사진을 찍어 보내 줄 때, 책을 사서 읽은 후 그녀의 강의를 듣기 위해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허무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이 느껴져 만족스럽지 못했던 탓이다. 다행히도 이런 생각은 두 번째 책을 더욱 빨리 내는 원동력으로 탈바꿈했다. 작년 6월 첫 책이 나오고 1년도 안 돼 두 번째 책 출간을 코앞에 둔 것이다. 온라인 장터 광고 전략을 다룬 첫 책에 이어 이번에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다뤘다. 첫 책의 경험을 십분 살려 3개월 만에 집필을 마쳤다. 이번에는 출판사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주제가 바뀌어 애를 먹었지만 첫 책을 냈을 때의 환희를 떠올리며 묵묵히 견딜 수 있었다. 이름 없는 저자였던 첫 책과 달리 두 번째 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먼저 접근해 와 출판사를 고를 수 있었던 것도 크게 달라진 점이다. 
  그녀는 자기계발을 위해서라도 꼭 책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폭넓게 몰입하기 때문에 공부가 깊어지기 때문이다. 강의만 할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내공이 쌓이는 것을 느낀다고. 그래서 자신 있게 조언한다. 책쓰기에 꼭 도전하라고. 자기계발 서적 수십 권을 읽는 것보다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1권 내는 게 자기계발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일기 쓰듯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일부터 시작한다면 누구나 언젠가는 책을 낼 수 있다는 게 경험에서 우러난 그녀의 조언이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Posted by 돈오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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