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l.go.kr/upload/nl/publish/201307/book-data/15.pdf (웃는 남자, 안나 카레니나)
https://watcha.net/decks/N5vBeyk1w3NS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화화 (1943)
명작 고전 ‘테스’,
양철북
첫째 우리나라 비디오 시장에 출시되거나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어 한글자막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슐렌도르프(Volker Schlöndorff) 감독의 <호모 파버>(원작 Max Frisch: Homo Faber, 출시명: <사랑과 슬픔의 여로>, 서독, 1991)와 <양철북>(원작 Günter Grass: Die Blechtrommel, 서독 1979), 빌스마이어(Joseph Vilsmaier) 감독의 <잠의 형제>(원작 Robert Schneider: Schlafes Bruder, 출시명: <브라더 오브 슬립>, 독일 1995)와 <쌍둥이 로테>(원작 Erich Kästner: Das doppelte Lottchen, 1998년 KBS 방영명: <쌍둥이는 즐거워>, 독일 1993), 페터슨(Wolfgang Petersen) 감독의 <끝없는 이야기> (원작 Michael Ende: Die unendliche Geschichte, 출시명: <네버 엔딩 스토리>, 서독 1984), 그리고 올해(2001년)에 EBS에서 방영된 로메르(Eric Rohmer) 감독의 <O 후작부인>(원작 Heinrich von Kleist: Marquise von O..., 서독 1976)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영화들을 문학수업에서 다룰 경우 반드시 문학작품을 읽고 영화를 보는 순서를 지킬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영화를 먼저 보고 그 영화적 시각으로 문학작품을 ‘보게’(sehen) 하는 역순을 취하도록 하는 것도 권장할 만 하다.
이 중 독일 ‘문학작품의 영화화’의 고전에 속하는 <양철북>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하고 다른 작품들에서 무엇을 주로 문제삼을 수 있는가를 살펴보자. 우선 현대 지식인의 실존과 남성에 의해 신화화된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호모 파버>는 대사가 영어로 되어 있고 프리쉬의 원전과 내용적, 형식적인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일차적으로 분석한 후에 소설 전문에 대한 원서강독은 불가능하더라도 일부 발췌한 원문 텍스트나 인터넷에 게시된 줄거리를 강독하고 나서 주제에 대한 토론에 이어 플롯, 서사구조, 시점 등에 주목하여 살펴보면 매우 흥미 있는 차이점들이 보일 것이다.
빌스마이어 감독의 <잠의 형제>에서는 이 세상과 격리된 알프스 산간 외딴 마을에서 태어나 자연음악에 대한 천재적 재능을 지닌 엘리아스가 자신의 운명의 무게로 인해 결국 무너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소설의 언어로 설명이 가능했던 것이 어떻게 아름다운 영상으로 대체되고 있는지 혹은 그 역의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고 거기서 어떤 의미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
페터슨 감독의 <끝없는 이야기>는 조지 밀러(George Miller) 감독에 의해 <끝없는 이야기 2>(출시명: <네버엔딩스토리 II>, 미국/독일 1990)로, 피터 맥도날드(Peter McDonald) 감독에 의해 <끝없는 이야기 3>(출시명: <네버엔딩스토리 III>, 미국/독일 1994)으로 크게 변경되어 리메이크되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작가 엔데와 세 명의 영화감독이 현실과 환상의 문제를 어떻게 다르게 형상화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로메르 감독의 <O 후작부인>은 클라이스트 작품을 얼마나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영화로서 클라이스트의 문학적인 언어가 어떻게 로메르의 영화언어로 전환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역시 일부 원서강독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특히 이 영화는 사건의 발단이 되는 시대적, 지리적 배경을 러시아와의 전쟁이 벌어진 18세기(?) 이탈리아의 북부 M市에서 러브 퍼레이드(Love Parade)가 벌어진 최근의 베를린으로 옮겨 놓고 있는, 얼마 전 독일에서 개봉된 슈타르크(Christoph Stark) 감독의 <율리에타>(Julietta)를 함께 볼 수 있다면 시의성 있는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둘째 원서나 번역된 문학작품을 미리 정독해야만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이에 해당하는 영화들은 학생들이 접근하기가 어려운 원작을 영화화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를 문학수업에서 다룰 경우 학습자에게 뿐만 아니라 교수자에게도 많은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 우리의 학습자들이 원서나 번역본을 읽었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에는 우리말 자막이 없는 이들 영화들을 감상하고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자칫 수업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들 영화들을 문학수업의 대상으로 활용할 경우에는 신중한 선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문학교수법상 추천할 만한 영화로는 클라이스트의 노벨레를 토대로 한 영화들과 여러 감독에 의해 다르게 영화화된 <에피 브리스트>(Effi Briest), 최근에 쾨르퍼(Thomas Koerfer)에 의해 새로운 감각으로 영화화된 <녹색의 하인리히>(Der grüne Heinrich) 등이 있다. 이 중 특히 클라이스트의 노벨레를 영화화한 것들은 소재의 독특함, 긴장감 있는 구조, 시의성 있게 변주된 주제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앞서 언급한 로메르 감독의 <O 후작부인> 외에 슐렌도르프의 <미하엘 콜하스> (Michael Kohlhaas - der Rebell 1969), 산더스(Helma Sanders) 감독의 <칠레의 지진>(Das Erdbeben in Chili 1975) 그리고 무어스(George Moorse) 감독의 <주워온 아이> (Der Findling 1967)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슐렌도르프의 <미하엘 콜하스>에서는 클라이스가 19세기 초의 시점에서 바라 본 16세기 중엽의 사건이 어떻게 68학생운동과 연결되면서 시의성(Aktualität)을 획득하는가를, 산더스의 <칠레의 지진>에서는 1647년에 칠레에서 일어난 지진이 19세기 초의 유럽의 정신적, 문화적 상황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며, 이것이 다시 1970년대의 헬마 산더스의 시각에서 어떻게 변용되고 있는가, 그리고 노벨레의 서술 구조와 독특한 언어적 표현들이 어떻게 영화의 서술구조와 언어로 바뀌고 있는가를 살펴보기에 적합하다.
한편 폰타네의 <에피 브리스트>는 4명의 감독이 사회․문화적 시차를 두고 한 작품에 집착한 독특한 예로서 유명하다. 그륀트겐(Gustav Gründgen)의 <길에서 벗어남>(Schritt vom Wege 1939)은 억제된 방식으로 사회비판적인 테마에 접근하고 있으며, 유거르트(Rudolf Jugert)의 영화 <가을의 장미>(Rosen im Herbst 1955)는 50년대의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적 분위기를 따르는 한편, 루더러(Wolfgang Luderer)의 <에피 브리스트>(Effi Briest DDR 1968)는 동독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정통노선을 지향하고 있으며, 파스빈더의 <폰타네: 에피 브리스트>(Fontane: Effi Briest 1974)는 원작 소설의 중심적인 장면을 떼어내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면서 폰타네가 당시의 사회를 읽어내는 시각에다 68혁명이후 파스빈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덧씌워 놓고 있다.
이 밖에 이 부류에 속하는 영화로 교수자의 강의목표와 학습자의 영화읽기 능력에 따라 추가로 추천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슐렌도르프 감독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원작, Heinrich Böll: Die verlorene Ehre der Katharina Blum, 1975), 헤어초크(Werner Herzog) 감독의 <보이체크>(원작 Georg Büchner: Woyzeck, 1979), 비스콘티(Luchiano Visconti) 감독의 <베니스의 죽음>(원작 Thomas Mann: Der Tod in Venedig, 1970), 바이덴만(Alfred Weidenmann) 감독의 <백마의 기사>(원작 Theodor Storm: Der Schimmelreiter 1978) 등이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부류로는 문학적인 영화들이 있다.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들인 빔 벤더스(Wim Wenders)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詩>(Himmel über Berlin 1987)와 파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 감독의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Die Ehe der Maria Braun 1978)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전자의 경우는 페터 한트케(Peter Handke)가 시나리오를 쓴 것으로 유명하며, 후자의 경우는 메르테스하이머(Peter Märthesheimer)가 파스빈더를 위해 시나리오를 썼지만, 츠베렌츠(Gerhard Zwerenz)가 영화가 나온 뒤 다시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한나 쉬글라가 주연한 파스빈더의 동명 영화에 의한 작품>이란 소설을 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두 영화의 경우는 독일어로 된 시나리오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 강독을 한 뒤에 시나리오와 영화, 혹은 영화와 소설을 비교분석을 할 수 있어 독일문학 교육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은 16세기 독일에 살았던
미하엘 콜하스라는 말상인이 실제 겪었던 이야기를
독일 문학가 클라이스트가 소설로 출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스크린에 올려진 잭과 콩나무, 오즈의 마법사, 헨젤과 그레텔… 당신이 생각한 그 동화가 아니다
<잭 더 자이언트 킬러>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지난달 28일 개봉한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동화 <잭과 콩나무>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잭이 콩나무를 타고 거인세계에 올라가 벌이는 동화의 내용에 공주 구출 같은 모험담을 추가했다. 딱히 새로운 내용이 아닌데도 미국에서 지난 1일 개봉한 후 2801만달러(약 304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4일까지 68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7일에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프로 한 디즈니 영화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이 관객들과 만난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안데르센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성인 액션물로 만든 <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이 개봉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도 상영 대기 중이다.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안나 카레니나>가 21일 개봉한다. 지난달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받았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위대한 개츠비>는 5월9일 국내 개봉한다.
고전 동화나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고전의 영화화는 이전에도 있었던 현상이지만 할리우드의 소재 고갈이 심화되면서 더 빈번하게, 또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 겸 영화평론가는 소재 고갈에 허덕이는 할리우드가 해외 영화 리메이크와 고전 비틀기로 대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도드라지는 고전 비틀기에는 특정한 공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타파해야 한다. 예를 들면 <백설공주>를 비튼 <슈렉>이나 최근에 성인이 된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를 물리치는 영화(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가 좋은 사례다. 춘향이를 발칙한 여자로 설정하거나 로미오를 나쁜 남자로 바꿀 수도 있다. 또 기술을 이용해 더 많은 액션과 특수효과를 보여주면서 새롭게 꾸미는 것이 특징이다.”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 소니픽쳐스 월트디즈니 제공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그림 책 속 8m 콩나무를 첨단 그래픽으로 만들고, <아바타>에서 사용된 실시간 증강현실 시스템 ‘시뮬캠’으로 캐릭터에 감성을 부여했다.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오즈의 마법사>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형식을 선택했다. 서커스 마술사 오스카와 세 마녀를 등장시켜 마법사 오즈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런 방식의 고전 비틀기는 관객들이 원작의 내용을 잘 알고 있을 때 유효하다. 방대한 내용의 고전 소설은 대체로 원작의 내용을 살려 스크린으로 옮긴다. 소설을 충분히 알고 있는 관객보다는 더 쉽게 고전을 이해하고 싶은 관객들을 겨냥하기도 한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남윤숙 이사는 “<위대한 개츠비> 제목에 대한 인지도는 80~90% 정도로 조사됐지만 내용까지 자세하게 알고 있는 관객들은 이에 못 미친다”면서 “어렸을 때 요약본으로 읽어 대강의 내용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이사는 “고전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끼는 관객들이 우선 영화라는 대중적인 매체로 내용을 접한 후 책을 보면서 감동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안나 카레니나> | UPI 제공
지난해 12월 개봉한 <레미제라블>도 영화가 먼저 인기를 모은 후 책 판매량이 증가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내놓은 5권짜리 <레미제라블>은 출간 두 달 만에 10만부가 팔렸다.
허지웅 영화평론가는 고전을 읽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허 평론가는 “<레미제라블>이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고전 열풍에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 그는 “고전의 중요성은 모두 인정하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어린 시절 동화나 중·고생 시절에 문고판으로 접했던 고전을 다시 읽는 것이 하나의 패션처럼 유행하고 있다. 강연 프로그램 유행 등에서 볼 수 있는 배움 열풍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