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동차도 그렇거니와 자전거도 그냥 잘 굴러가면 외관은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내 자전거의 경우엔 오래도 되었거니와(물려받은).. 안타고 다닌 시기도 많기도 하고, 비오는 날 밖에 세워두고 퇴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녹이 많이 슬었다.

녹은 특히 손잡이 부분을 중심으로 많이 슬었는데, 그 색이 마치 피같다.

얼마전 아는 사람이 내 자전거에 대해 흉을 봤나보다.

집사람이 아주 속상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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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에 혼자 있게되어서 이런 저런 청소를 하다가 문득 자전거 청소를 생각해 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뜸 눈에 들어오는게 '토마토, 은박지 ' 같은 약간 쇼킹한 청소 소재 이야기들이었다.

궁금하기도 해서 쓰레기를 버리러 가면서 마트에 들러 1200원 가량의 제일 작고 저렴한 토마토 케챱을 샀다.

 

아파트라서 자전거가 1층에 있는데...왔다갔다하는게 귀찮아서 아예 집안으로 끌고 와서 작업을 했다. 일회용 비닐 장갑을 끼고 토마토를 녹슨 부위에 발랐다.

대략 9시경에 발라놓고 내방 청소하느라 녹초가 되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마무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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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다이소 같은데서 산, 아주 싼 녹색수세미가 구석에 그대로 있던걸 기억해 내고 이번에 썼다. 집에 철수세미가 없기도 하였지만, 수세미는 아주 좋은 대안인것 같다. 그리고 대야의 물을 조금씩 자주 바꿨다.




 검색하면 케찹바르고 30분에서 한 시간 뒤에 청소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대략 10시간 이상 방치해둬서 ... 케찹이 말라서 들러 붙었다. 그래서 청소하는게 더 힘든 것 같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녹이 심하지 않은 부분은 광이 난다. 물론 녹이 심한 부위는 검게 얼룩덜룩하게 얼룩이 남았지만....

손잡이 부분과, 브레이크 부분의 전면, 그리고 안장지지대 쪽과 몇 개의 나사가 녹이 심해서 수세미로 딲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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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요령이 생겼는데... 

물은 조금씩 가져와서 자주 바꾸는게 좋았다. 

그리고 수세미에 물을 묻히고 대충 짜서 물기를 조금만 있게 해야 흘러내리지 않는다.

위 사진의 오른쪽 하단의 수세미(위의 것)처럼 둥근 기둥부위나 넓은 면에서는 수세미를 길게 잘라서, 마치 톱질하듯이 (또는 천으로 구두를 딲는 것처럼) 양쪽끝을 잡고 좌우로 당겨가며 딲으면 아주 수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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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토마토를 바르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물 묻은 수세미로 문지르니 비슷하게 딲이는 걸 보니.. 생각보다 토마토 그 자체만으로는 대단한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토마토가 자전거 청소에 대한 동기부여나 의욕을 일으키는데는 그만인듯해서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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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하고, 또 꺠끗해진 자전거를 보면서 문득 생각했다..

녹이 슨 모습이나, 색깔이 피 빛이라서 사람들이 더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그리고 자기가 타고 다니는 ...무생물일지라도 감사하고 고마움의 마음을 가진다면 그 것을 꺠끗하게 청소하고 관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나는 무의식 중에, 단지 운송수단에 지나지 않는 차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 사람들을 보고 내가 너무 반대급부로 생각이 굳어있었나 보다.. 

자전거를 청소하면서 .. 오래된 자전거에 대한 고마움, 감사한 마음이 들고 애착이 생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녹이 슬지않았지만 먼지가 묻은 나머지 부분도 닦아내었다.


케찹으로 자전거 녹제거!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기대이상의 효과는 거둘수가 있는 것 같다. 혹시 녹슨 자전거가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 주말에 도전해 보는 것 어떨까?

Posted by 돈오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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