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하는 말에 속상해 하지 마세요. 그가 하는 말에는 내용이 없어요. 질문만 하고 답을 못 하잖아요.”

 재미 한인 2세 정치인들이 한국에 대해 ‘막말’을 하고 있는 트럼프의 속셈을 분석한 말이다. 세계한인정치인포럼(세계한인정치인협의회 주최, 재외동포재단 후원) 참석차 방한한 론 킴(36·한국 이름 김태석·민주당) 뉴욕주 하원의원, 홀리 킴(35·김여정·무소속) 일리노이주 먼델라인 시의원, 피터 킴(32·김정석·공화당)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라팔마 시장, 켈리 보이어(31·민주당) 상원의원(바바라 박서) 보좌관 등 4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론 킴은 한국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트럼프가 말한 데 대해 22일 “불행하게도, 잘 몰라서 그의 말에 동조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정치가 리얼리티 쇼처럼 변해서 논쟁거리를 만들어 시선을 끌려는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 지금 미국엔 똑똑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트럼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홀리 킴도 “내 직업이 마케팅인데, 트럼프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말려들게 하는 마케팅을 잘하고 있는 것”이라 고 말했다. 그러곤 “트럼프 이야기는 너무 많이 하지 말자. 볼드모트(해리포터 시리즈의 악인) 이름을 많이 부를수록 그의 힘이 세지듯, 트럼프한테 힘을 더 줄 뿐”이라고 했다. 공화당 소속인 피터 킴은 “그가 하는 말은 타당성이 없는데, 여론조사에서 앞서간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하지만 그게 정치”라고 말했다.

 한국계 정치인으로서 미국 사회에서 꿈을 키워가는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모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살 때 입양된 켈리 보이어는 “미 주류 정치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한인 사회의 문제와 고민을 전혀 모른다”며 “(우리가) 문제를 그들 눈 앞으로 가져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계 최초로 뉴욕 주 의원에 당선된 론 킴은 “첫날 의사당에 들어갔는데, 고참 의원이 나를 막아서더니 내 앞에서 ‘강남스타일’ 말춤을 췄다”며 “나를 의원들과 동등하게 당선된 선출직이 아니라 그저 특이한 한국계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종의 인종차별인 셈”이라며 “이번 행사처럼 젊은 정치인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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