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메일에 '이별, 떠나가는 것들에 대한 사랑법'이란 주제로 글이 들어왔습니다.

무심고 제목때문에 열어봤다가..
강은교님의 사랑꽃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랑꽃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잘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 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풀잎』1974 )


몇번을 되내어 봅니다.
입안에서 어두운 한밤중에 바람이 이는 듯 합니다.

떠나는 자 떠나보내고..
침묵하라고..

..
저는 이별하면 생각나는 것이..
어릴적에 본 '동물농장'이란 애니메이션입니다.(정확하진 않네요)
현명한 나이많은 어미 거미를 중심으로 농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는데..
.. 모두 떠나고, 거미는 죽고.. 그의 새끼들이 농장을 바람을 타고 떠나는 그 애니의 마지막 부분은
어린 마음을 흔들고
아직까지도.. 제 맘에 깊게 뿌릴 내리고 있습니다.

삶과 즐거움, 행복
그리고 인생의 무상함..

아무리 아쉬워도, 또, 좋았더라도 ..
떠나가면 떠나보내고.. 침묵하세요.


좋은 이별은..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아주 힘든 일인가 봅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ON을 한번만 클릭해주세요. 로그인 없이도 가능해요.
글쓴이에게 기쁨과 격려가 된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돈오돈오
,